미식 선진국 페루의 코로나19 이후 레스토랑 문화는 어떻게 바뀌었을까?

- 장기간 연장된 국가봉쇄조치로 식당 매출 타격 -

- 신선한 비즈니스 아이디어로 새로운 레스토랑 문화 창출 -

 

풍부한 광물자원으로 땅이 비옥한 페루는 잉카시대부터 특이하고 다양한 식재료를 바탕으로 세계적인 미식도시로 떠올랐으며, 현대에는 ‘The World 50 Best Restaurants’에 수년간 상위권 레스토랑을 배출하는 등 식문화 주류에서 인정을 받고 있다.

 

전 세계 확진자 수 순위가 한 때 5위까지 올라가는 등 코로나19가 창궐하면서 중남미의 미식 허브인 페루에도 적지 않은 영향이 있었다. 3월 16일부터 국가봉쇄조치가 시작돼 필수업종(의료, 식료품 등)을 제외한 모든 업종은 영업을 무기한 중단해야 했고 이후 일별 확진자 증가추세가 점차 감소하며, 5월 중순부터는 배달업이 재개됐다. 7월부터는 봉쇄조치가 완화된 국가비상사태로 변경돼 식당 내 제한적인 인원 수로 식사가 가능해졌다. 이렇듯 페루 사회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요식업의 부흥을 위해 정부 측의 각종 정책완화 등이 있었으나 비대면식 영업만으로 승부해야 하는 포스트 코로나 상황에서는 요식업계의 변화를 요할 수밖에 없었으며, 이에 따라 페루 리마의 주요 레스토랑은 새로운 식문화의 도입을 위해 각종 협력과 새로운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영업을 이어가고 있다.

 

컴퓨터 회사 HP와 고급 페루식 레스토랑 Cosme의 쿠킹클래스

 

2020년 8월 컴퓨터 회사 HP는 페루 내 주요 식당 중 하나인 Cosme와 협업해 온라인 쿠킹클래스를 개최했다. HP 컴퓨터를 이용해 Cosme의 수석셰프의 쿠킹클래스를 생방송으로 송출한 마케팅 방법을 사용했다. 코로나19 전에는 생각하기 힘들었을 두 개의 전혀 다른 분야의 기업 간의 콜라보레이션으로써 대표적인 비대면 마케팅의 사례로 꼽을 수 있다.

 

동일 지역 내 식당 간 협업사례

 

코로나19로 인한 국가보건비상사태에서는 페루 내 식당은 기존 수용인원의 50%만 수용이 가능하며, 테이블 간 최소 1미터의 간격을 유지해야 한다. 이에 따라 공간이 작은 식당의 경우는 간격 최소요건을 만족하지 못해 영업을 재개하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함에 따라 공간이 넓은 한 개의 식당 내에서 3개 식당 요리사가 함께 음식을 판매하는 새로운 식당 형태가 발생했다. 주요 식당 밀집지역 중 하나인 Barranco지구를 이끄는 세계 5위 식당 Central은 월별로 2개의 식당을 선정해 공간이 넓은 Central 레스토랑 내에서 하나의 메뉴판으로 3개 식당의 메뉴를 모두 맛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경쟁인 지역 내 타 레스토랑과의 상생을 이뤄 소비자의 경험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문화를 재창출해내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반조리상품 판매

 

가정 내에서 페루 고급 레스토랑의 시그니처 메뉴를 즐길 수 있는 수단으로 각 식당에서는 대표메뉴를 간단히 조리해 먹을 수 있는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중남미 탑50위 식당 중 하나인 Isolina의 경우 식당 대표메뉴인 소고기볶음밥(Arroz Chaufa de Lomo)을 냉동식품으로 판매하고 가정 내에서 간편하게 조리해 식사할 수 있는 상품을 출시했다. 식당의 한 관계자에 의하면 코로나19로 매출이 절반 이하로 급감했으나 반조리상품 출시 이후 인기가 높아 현재는 전체 매출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Isolina의 소고기볶음밥 반조리상품

자료: Puku Market

 

Drive Thru 식사 판매

 

식당 수용인원이 제한적이게 되고 혼자하는 식사 등이 유행을 하면서 일부 식당들은 Drive Thru 식사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Cala 레스토랑은 식당이 바다 옆에 위치한 점을 활용해 차량을 탑승한 상태에서 주문을 받아 간편한 식사를 할 수 있도록 기내식과 비슷한 형식의 트레이 위에 식사를 제공하고 손님들이 바다 앞에 주차를 하며 차 안에서 식사를 할 수 있게 하는 형태의 비즈니스 모델도 탄생하고 있다.

 

Cala 레스토랑의 Drive Thru 식사
 

자료: Cala

 

시사점

 

이와 같이 페루의 레스토랑 생태계 역시 국가봉쇄조치와 발걸음에 소극적이게 된 소비자들로 인해 엄청난 경제적 타격을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련 한 전문가에 의하면 새로운 상황에 적응하기 위해 새로운 비즈니스 아이디어와 기업 간 협업을 통해 다시 부활할 수 있었던 것으로 평가된다. 우리 기업들도 어려운 팬데믹 상황 속에서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의 모색을 통해 위기를 극복해야할 것이다.

 

 

자료: Puku Market, Cala, The World 50 Best Restaurants, El Comercio 일간지 및 KOTRA 리마 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