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 이후 현지 한식당 경영 빠르게 회복 중 -
- 문화콘텐츠를 접목한 중장기 활성화 방안 마련 필요 -
코로나19 이후 빠르게 회복 중인 중국 요식업
올해 초 중국 전역을 강타한 코로나19로 인해 그동안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하던 중국 요식업계는 큰 타격을 입었다. 올해 상반기 중국의 요식업 수입액은 1조4609억 위안에 그쳤으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2.8%나 하락한 수치이다. 하지만 지난 4~5월을 기점으로 중국 사회경제 전반의 회복세가 두드러지며 요식업 또한 그 하락폭을 줄여가고 있다. 특히 6월의 요식업 수입액은 3262억 위안으로 비록 전년 동기 대비 15.2% 하락했지만 전체적으로는 기존의 매출액을 회복해가고 있는 고무적인 상황이다. 중국 요식업협회에 따르면 대부분의 요식업계가 코로나19 이전 대비 약 70~80% 수준의 매출액을 회복했다.
중국 사회소비품판매총액 내 요식업 수입액 증가율
(단위: %)
주: 전년 동기 대비 기준
자료: 국가통계국
참고로 코로나19로 인한 현지 요식업의 경영상 애로사항을 조사한 결과(중국반점협회 3월)에 따르면 △ 인력고용에 대한 비용부담(20%), △ 영업수입 감소(20%)가 가장 큰 어려움으로 조사됐고, 이외에도 △ 임차료 부담(17%) △ 공급상 대금 지급(13%) 등이 애로사항으로 분석됐다.
상하이 내 한인식당의 상황도 마찬가지였다.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되던 2월 시 정부는 시내에 소재한 모든 기업을 대상으로 2월 10일 전까지 조업 복귀를 불허했으며, 2월 10일이 지난 2월 말까지도 예방통제에 취약한 단체시설 및 요식업 등의 경우에는 소속 구정부의 영업 승인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하지만 KOTRA 상하이 무역관을 비롯한 관계기관이 지속적으로 시 정부에 건의함에 따라 3월 2일부로 시와 구정부에서는 '민항구 요식업 재개 통지서(승낙서)'를 전달하고 예방통제 방역 가이드 준수 서약을 받은 후 한인식당의 정상 운영을 최종 허가했다.
고무적인 것은 상하이 내 한인타운(한인 요식업 밀집지역)이 빠르게 위기를 극복하고 현지 소비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끌고 있다는 점이다. 구체적인 내용을 알아보기 위해 '상해화동한식품발전협의회' 장경범 회장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다시 찾아온 반가운 한식 열기
장경범 회장 인터뷰 대담 화면
자료: KOTRA 상하이 무역관
Q1. 협의회 및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1. 저는 2003년부터 상하이에서 한식당을 운영 중이며 현재는 판소리, 한향원이라는 한식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로컬 소비자를 대상으로 공항 및 주요 역세권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 중입니다. 협의회는 상하이 한국상회 내 외식업 분과로 시작한 후 한식재단의 지원을 받아 상해지회로 별도 구성됐습니다. 현재 저는 2020~2021년 회장직을 역임하고 있습니다. 70여 개의 회원사가 참여하고 있으며 코로나19로 인해 비회원사 또한 함께 지원 중입니다. 주요 업무로는 △구정부 - 회원사 간의 네트워크 지원 △ 위생법 변경사항 등 관련 지침사항 적시 안내 △ 문제 및 애로사항 발생 시 공동대응 해결 지원 △ 한식당 가이드북 발간 등 한식진흥원과 협력사업 진행 △ 한국산 식자재 공동구매 및 배급 지원 등이 있습니다.
Q2. 코로나19 기간 현지 한식당 운영 상황은 ?
A2. 영업 불가로 인해 약 2개월간 매출 없이 버틴 상황입니다. 기존에도 사드로 인해 매우 힘들었던 상황에서 2019년 말을 기점으로 한국 드라마 붐을 타고 점진적으로 회복하고 있던 추세에 다시 코로나19를 맞닥뜨렸습니다. 그러나 현재는 한인타운 내 한식당들이 몰려드는 손님들로 인해 상상외로 빠르게 회복 중입니다.
Q3. 상하이 내 한식당의 영업회복 속도가 빠른 이유는?
A3. 올해 초 한국 드라마의 인기에 힘입어 한식에 대한 관심이 커지던 상황에서 코로나19로 열기가 중단된 게 사실이나 현재는 아무 일 없단 듯이 다시 이어져 나가고 있습니다. 참고로 2004년 대장금, 2012년 별에서 온 그대, 2020년 이태원 클라쓰의 인기몰이에 따라 현지 한식당 매출이 해당 드라마 방영 기간에 크게 증가했습니다. 이렇게 한식의 붐은 당시 방영되는 한국 드라마와 영화 등과 같은 문화적 영향이 매우 큰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상하이 한인타운은 현지에서도 매우 특별한 지역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상하이의 젊은 층을 필두로 한국문화에 대한 관심이 증가한 것뿐만 아니라 춘절 전후에 한국 관광을 즐기던 중국인들이 코로나19로 한국에 가지 못하는 걸 보상받으려는 심리 또한 이번 한인타운 열기 조성에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외에도 야간경제 및 노점경제 활성화 조치에 따라 한인타운 내 한식당들이 사전에 준비를 잘해놓은 상태였습니다. 또한 현지 정부의 한국 식당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에 힘입어 빠르게 한식당 운영상태가 회복되고 있습니다.
상하이 한인타운을 메운 현지 인파
자료: KOTRA 상하이 무역관
Q4. 우리 한식당이 시 정부 임차료 혜택을 받았는지?
A4. 시 정부 지원을 못 받은 곳도 사실 많지만 한인타운을 관리하는 진(镇)정부와 협의를 통해 가능한 범위 내에서 일부 기업들은 임차료 감면 혜택을 받아 한숨을 돌린 것으로 파악됩니다. 이외에도 전기료, 사회보장세 감면 등 여러 혜택을 내국 기업과 동일하게 적용받았습니다.
Q5. 향후에도 이러한 한식 열기를 이어나갈 방법은?
A5. 현지에서 한국에 대한 반응을 가장 빨리 확인할 수 있는 곳이 한식당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빠르게 늘어나는 고객을 놓치지 않고 장기적으로 확보하기 위해서는 한국식 체험과 판촉행사 그리고 문화공연을 함께 구성해서 붐업시키는 게 바람직합니다. 한식과 한국문화 그리고 우리가 보유한 우수한 콘텐츠를 하나로 접목해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 가는 게 중요합니다. 상하이 한국 상회에서는 8월 중순부터 약 한 달간 한풍제(한국문화행사)를 개최해 한인타운 활성화를 지원할 예정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한풍제(2020.8.15.~2020.9.14.) 포스터
자료: 상하이 한국상회
Q6. 아직 낙관하기는 이른 것으로 보이는데 향후 우리 한식당들이 유념해야 할 점이 있다면?
A6. 중국 내 상하이 한인타운은 이미 하나의 브랜드로 자리 잡았습니다. 어렵게 이뤄진 브랜드 이미지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한식당의 품질과 서비스에 대한 각별한 관리와 주의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소비자들이 관심을 갖고 찾아올 때 좀 더 세밀한 운영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됩니다. 예전에도 한국 드라마 열풍으로 고객이 갑자기 증가한 적이 있었습니다. 당시 몇몇 한식당들은 일시에 몰려드는 손님들로 인해 서비스 관리가 소홀해졌으며, 결국 고객들의 방문이 뜸해진 적이 있습니다. 특히 상하이에 거주하고 있는 한국인 고객을 홀대하고 서비스 품질에 대한 지적이 나오기도 했으며, 점차 맛이 현지화되면서 기존 전통의 맛을 잃어가는 식당도 있었습니다.
Q7. 중국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한식은?
A7. 개인적으로는 고기류(숯불고기, 삼겹살 등), 비빔밥, 김치순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김치는 이제 중국 가정에도 보급돼 소비자들이 별도로 구매 후 다양하게 조리해 먹기도 합니다. 아울러 현지에서 방영 중인 한국 드라마에 나오는 식품과 음식이 무엇인가에 따라 선호되는 음식이 그때그때 달라지기도 합니다. 현재는 '이태원 클라쓰'에 나왔던 '순두부찌개'를 고객들이 종종 찾고 있습니다. 즉 드라마 주인공이 무엇을 먹는지에 따라 유행이 달라질 수 있으며, 현지 한식당들의 경우에도 이러한 한국 드라마와 영화 속에 등장한 우리 먹거리 등을 활용한 적극적인 마케팅과 홍보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Q8. 한식당 개업을 위한 메뉴 선정 시 중국인 입맛에 맞는 음식과 한국 전통의 맛을 유지한 음식 중 무엇이 나을까요?
A8. 한국 전통의 맛(오리지널)을 유지하는 게 중요합니다. 상하이 사람들이 선호하는 단맛을 더한 후 전통적인 우리 맛을 잃어버린 한식 요리를 본 적이 있습니다. 현지 고객들과 한국 손님들은 여전히 한국의 전통적인 맛을 더 선호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우리의 전통적인 맛에 대해서도 상하이의 젊은 층에서는 별다른 거부감 없이 모두 잘 먹고 좋아하고 있습니다.
Q9. 메뉴판 구성 시 다양한 종합 메뉴와 전문화된 특화 메뉴 중 무엇이 나을까요?
A9. 많은 한식당이 현지 진출 시 가장 어렵게 생각하는 부분 중 하나입니다. 상하이의 경우 임대료가 점차 높아져 가게가 소형화되기 시작했으며, 동시에 특정 소비층을 겨냥한 맞춤형 메뉴 혹은 소수 메뉴의 전문화된 한식당이 많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메뉴가 과도하게 많을 경우 식당 관리와 운영이 힘든 게 사실입니다. 한식은 아무리 노력해도 현지에서 보면 하나의 외국음식일 뿐입니다. 한식이 중국 음식에 비해 전면적으로 보급되기 어려운 한계가 존재하는 가운데 소비자들의 메뉴 다양화 요구에 맞춰 한식당 사장들이 고민하다가 부득이하게 메뉴를 늘려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는 장기적인 측면에서는 오히려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절충안으로 가장 중요한 기본적인 특화 메뉴를 상시 제공하되 계절과 상황에 맞춘 부가적인 메뉴도 함께 개발해 운영하는 것도 고민해볼 수 있습니다.
Q10. 코로나19 이후 예상하는 현지 요식업의 변화는?
A10. 2000년대 후반을 기점으로 현지 요식업의 변화가 시작됩니다. 음식배달, 식당선정, 검색, 추천 등의 기능을 갖춘 다양한 앱이 출시되면서 스마트한 소비가 빠르게 성장했습니다. 식당 내 QR코드를 스캔해서 손쉽게 결제·주문·영수증 발급까지 할 수 있고 최소한의 접촉만으로 식당을 이용하는 것이 현실화됐습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서비스를 통한 운영모델이 새로운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제가 운영하는 식당에서는 중국의 모바일 페이를 통한 지불방식이 약 70~8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카운터 운영 및 식자재 관리 운영에서도 디지털화 및 데이터화가 빠르게 구축되면서 기존에 한식당 사장님들이 겪었던 카운터 운영 및 식자재 출납 등의 운영상 리스크가 크게 감소한 상황입니다.
Q11. 코로나19 이후 새롭게 현지 요식업 시장에 진출하고자 하는 기업에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A11. 기존의 현지 투자 실패사례를 보면 투자에 대한 조급함으로 인해 식당 위치 및 메뉴 선정을 잘못하고 현지 정보의 습득과 이해가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현지 요식업 전문가들은 그 해당 지역 이름만 들어도 한식당의 승패를 어느 정도는 판단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 협의회 혹은 현지 요식업 관계자들과 충분한 시간을 갖고 꼼꼼히 사전에 체크하고 준비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시사점: 꾸준한 한식에 대한 열기 조성과 한식당의 안정적인 발전을 위한 다양한 노력 필요
상하이를 비롯해 중국 현지의 요식업 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관련 협회 혹은 전문가를 통한 사전 컨설팅과 현지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 드라마 열풍과 더불어 한중 간 직접적인 왕래가 끊긴 상황에서 현지 소비자들은 앞으로도 한국 음식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한식에 대한 열기는 곧 한국 과자, 라면, 식품 등의 추가 구매로 이어질 수 있으며 우리 식품의 대중 수출 촉진에 일조한다는 점 또한 간과해서는 안된다. 아울러 이러한 한식의 인기를 지속시키기 위해서는 현지에 진출해 있는 우리 유관기관과 현지 한식당들이 긴밀히 상호 협조하는 모습 또한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KOTRA - 한국상회 - 시정부(상무위) 면담(7월 7일)
자료: KOTRA 상하이 무역관
KOTRA 상하이 무역관과 상하이 한국상회(회장 박상윤)는 지난 7월 7일 상하이 시정부 상무위원회와의 직접 면담을 통해 △ 민항구 한식당 밀집지역의 한인타운 지정 검토 △ 8월 개최 예정인 한풍제 행사에 대한 시정부 차원의 지원을 정식 요청했다. 이에 대해 시정부에서는 현지 소비촉진정책의 일환으로 준비하는 상하이 한국상회의 이번 행사에 대해 큰 관심을 갖고 있으며, 해당 구정부와의 협조를 통해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답한 바 있다.
자료: 상해화동한식품발전협의회, 상하이 한국상회, 국가통계국, 중국반점협회 등 KOTRA 상하이 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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